여행용 트레일러를 구매하려면 먼저 고민해야 할 것이 트레일러를 견인할 수 있는 힘센 자동차다. 하지만 아주 작은 소형차로도 견인할 수 있는 여행용 트레일러가 있다고 한다.
이 작은 여행용 트레일러의 이름은 '로미니(Romini)'로, 가장 작은 승용차로도 견인할 수 있도록 설계된 모델이다.
로미니는 영국 와이트섬 라이드에 위치한 보트 제조업체 아이슬란드 플라스틱(Island Plastics)에 의해 설계 및 제작됐다. 이 회사는 Kei 트럭을 미니 홈으로 변환시키는 GRP(유리섬유 강화 플라스틱) 부착물인 로마홈(Romahome)으로 유명하다.
로미니는 1985~1990년까지 생산됐으며, 회사가 파산한 뒤 콜리어 디자인(Collier Designs)이 금형을 인수해 다른 버전으로 생산되기도 했다.
이 두 번째 버전은 로미니 LXS로 불리며, 더 긴 형태로 제작돼 실내에 화장실을 만들 수 있게 됐다. 기존의 로미니는 단 200대만 생산됐으며, 표준 모델 혹은 다양한 옵션으로 약간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는 모델로 제공됐다.
‘진정한 사계절 가족용 별장’과 ‘최고의 초소형 캠핑’으로 설계된 로미니는 가볍고 작으면서도 가능한 많은 기능을 포함해야 하는 모순된 과제를 안고 있었다.
다행히도 아이슬란드 플라스틱은 유리섬유 선체를 전문으로 하는 보트 제조사로 시작됐다. 이 작은 트레일러는 ‘불가능’이라는 단어가 단지 말뿐임을 증명해냈다.
로미니의 전체 길이는 3m, 전체 너비는 1.88m이며 최대 허용 무게는 650kg이다. 내부에는 더블 벤치와 식탁, 3구 스토브가 있는 갤리 키친, 손 펌프가 달린 싱크대, 작은 냉장고를 넣을 수 있는 공간이 포함돼 있다. 저장 공간도 트레일러 크기에 비해 인상적이며, 외부에는 두 개의 가스통을 보관할 수 있는 잠금식 저장 공간도 있다.
밤에는 다이닝 공간이 침대로 전환됐다. 이는 여행용 트레일러에서 볼 수 있는 일반적인 레이아웃이지만, 이렇게 작은 차량에도 가능하다는 점은 상당히 놀랍다. 카펫 바닥, 덮개가 있는 좌석, 필수 커튼은 집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모든 가구는 GRP로 제작돼 무게를 줄이고 내구성을 높였다. 이는 제조사의 보트 제작 경험을 잘 보여준다. 옵션으로는 오븐, 냉장고, 히터, 소화기, 침대, 외부 공간을 확장하는 어닝 등이 있다.
로미니는 부식을 방지하기 위해 껍질 안에 감싼 단일 차축의 아연 도금 트레일러 위에 있으며, 완전 단열처리된 폼 샌드위치 강화 플라스틱 구조는 추운 날씨에도 여행이 가능하도록 돕는다.
중고 로미니는 약 900만~1200만 원 사이에 거래되며, 일상적인 차량으로 견인할 수 있다는 점, 주차 가능성, 향상된 기동성이 특히 장점이다. 다만, 200대만 생산된 관계로 매물로 나오는 일은 극히 드물다.
이례적으로 지난달 5월 미국에서 한 대가 약 2,500만 원에 판매돼 차량에 대한 인기가 더해졌다.
더드라이브 / 박근하 기자 [email protected]
Copyright ⓒ 더드라이브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